동시/내가 읽은 동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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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인공을찾는아이
2015. 6. 5. 12:0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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송진권
올가을에 나만큼 주렁주렁 열매를 맺은 나무는 없을걸
감나무가 제법 뽐을 내자
아이고 목이야
목 부러지겠네
키다리 수수가 잔뜩 수수를 매단 채
그런 이야기 하지도 말라고
후여후여 까치 떼를 쫓는다
아이고 삭신이야
너희는 그런 말 하지도 말라고
조 이삭이 다글다글 좁쌀을 매달고 나온다
(새 그리는 방법, 문학동네, 2014 중에서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