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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/정지용 시집(정지용 범우사) | 2021. 7. 27. 17:52

유리창2

 

내어다 보니

아주 캄캄한 밤,

어험스런1) 뜰앞 잣나무가 자구 커 올라간다.

돌아서서 자리로 갔다.

나는 목이 마르다.

, 가까이 가

유리를 입으로 쪼다.

아아, 항 안에 든 금붕어처럼 갑갑하다.

별도 없다, 물도 없다, 쉬파람2) 부는 밤.

소증기선小蒸氣船처럼 흔들리는 창.

투명透明한 보랏빛 누리알 아,

이 알몸을 끄집어내라, 때려라 부릇내라3),

나는 열이 오른다.

빰은 차라리 연정戀情스러이

유리에 비빈다, 차디찬 입맞춤을 마신다.

쓰라리, 알연히4) 그싯는 음향音響-

머언 꽃!

도회都會에는 고운 화재火災가 오른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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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) 어둡고 침침하게 보이는

2) ‘휘파람이 뜻이 아니라 거세게 부는 바람이란 듯으로 해석된다.

3) 부서뜨려라.

4) 맑고 은은하게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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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리창1이 감정표현이 소극적이고 작았다면 유리창2은 감정표현이 적극적이고 과격하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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