유리창2
내어다 보니
아주 캄캄한 밤,
어험스런1) 뜰앞 잣나무가 자구 커 올라간다.
돌아서서 자리로 갔다.
나는 목이 마르다.
또, 가까이 가
유리를 입으로 쪼다.
아아, 항 안에 든 금붕어처럼 갑갑하다.
별도 없다, 물도 없다, 쉬파람2) 부는 밤.
소증기선小蒸氣船처럼 흔들리는 창窓.
투명透明한 보랏빛 누리알 아,
이 알몸을 끄집어내라, 때려라 부릇내라3),
나는 열熱이 오른다.
빰은 차라리 연정戀情스러이
유리에 비빈다, 차디찬 입맞춤을 마신다.
쓰라리, 알연히4) 그싯는 음향音響-
머언 꽃!
도회都會에는 고운 화재火災가 오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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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) 어둡고 침침하게 보이는
2) ‘휘파람’이 뜻이 아니라 ‘거세게 부는 바람’이란 듯으로 해석된다.
3) 부서뜨려라.
4) 맑고 은은하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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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리창1이 감정표현이 소극적이고 작았다면 유리창2은 감정표현이 적극적이고 과격하다.